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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산 사랑산 등산 후기 – 코끼리바위부터 연리지까지, 나의 조용한 산책기
    등산&여행 2025. 6. 15. 11:05
     
     

    괴산 사랑산 해발 647m 정상석

     

    사랑산은 원래 제당산(祭堂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제당(祭堂)이 산 아래에 있었다는 데서 비롯된 이름이죠.

     

    하지만 어느 날 산 중턱에서 두 나무가 한 몸처럼 자란 연리목이 발견되면서 이 산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산, 즉 사랑산(舍郎山)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연리목 사이로 연인이 지나가면 백년해로를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지금의 사랑산이라는 이름이 자리 잡게 되었죠.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 산이 가진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요.

     

     
     

     

    다시 만난 사랑산, 반가웠어

    이른 낮, 딱히 뭘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한 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죠. “아, 오랜만에 등산이나 다녀올까?”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작년에 다녀온 괴산의 사랑산이었어요. 높지 않아서 부담 없고, 곳곳에 볼거리도 많고, 무엇보다 사람 붐비지 않아 조용히 걷기 딱 좋은 산이거든요. 한마디로 ‘숨은 보석’ 같은 곳이랄까요.

    기상청에선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더니, 정작 날씨는 맑고 바람도 선선했어요. 6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차를 타고 사랑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마치 작은 시골 마을에 온 듯한 고요함이 반겨줬어요. 거의 1년 만에 다시 찾은 산인데, 괜스레 “잘 지냈어?” 하고 말을 걸고 싶어질 만큼 반가운 풍경이 그대로였죠.

     


    시작부터 펼쳐지는 조망… 그 맛에 걷는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불과 몇 걸음 오르지도 않았는데 바로 조망이 터집니다. 이런 산, 흔치 않아요.

    탁 트인 풍경을 배경으로 간식 하나 꺼내어 한 입. 그 순간, “아… 이래서 내가 다시 온 거지” 싶은 감정이 절로 들더라고요.

     

    괴산 사랑산 조망이 트인 풍경2


    아기자기한 볼거리의 향연 – 바위, 바위, 또 바위

    조망을 즐기고 한참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특이한 바위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사랑산의 매력은 바로 이 바위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코끼리바위

    먼저 만난 건 코끼리바위.
    예전엔 선명한 코끼리의 옆모습처럼 보였는데 오늘은... 음, 뭐랄까, 약간 졸린 코끼리 같았달까요? 하지만 여전히 반갑고, 그 아래 그늘진 곳에 앉아 조망을 바라보며 또 한참을 쉬었어요. 혼자 걷는 산행의 여유로움은 이런 곳에서 더욱 진하게 느껴지죠.

     

    괴산 사랑산 코뿔소바위 형상

    코뿔소바위

    조금 더 오르면 코뿔소바위가 등장합니다. 전엔 위에 살짝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오늘은 유독 코뿔소의 뿔이 안 보이는 느낌.

    그래도 그 아래에 앉아 쉬다 보면 지나가는 바람이, 나무 사이 햇살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줘요.

    사랑바위

    그리고, 사랑산의 상징 같은 사랑바위.
    작년에 친구들이랑 왔을 때 "여기서 뽀뽀하면 진짜 사랑이 이루어진대!"라고 다들 철없이 웃으며 사진 찍던 기억이 스쳐 갔어요.

    이번엔 혼자였지만 그때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런 게 등산의 묘미 아닐까요? 예전 기억과 오늘의 공기가 겹치는 순간.

     

    괴산 사랑산 사랑바위괴산 사랑산 독수리바위 풍경

    독수리바위

    정상 근처엔 독수리바위도 나옵니다. 이 바위는 정말 닮았습니다. 날개를 편 독수리가 산 위에 앉아 있는 듯한 모습.

    혼잣말로 "안냥~" 하고 인사하고 지나쳤습니다. 괜히 바위랑 말도 하게 되더군요.

     

     
     

    정상에서, 고요함과 마주하다

    정상석(647m)을 마주했을 땐 “오랜만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이 산엔 화려함이나 웅장함보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있어요.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 이런 고요한 정상을 만나면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가라앉는 그 느낌.


    하산길, 여운처럼 남은 풍경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조금 가파르고 돌길이라 미끄럽기도 했습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조심스럽게 걸었어요.

    중간에 만난 마당바위는 정말 그 이름 그대로 넓은 바위판. 누가 일부러 깔아놓은 것처럼 평평하고 넓은 곳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엔 연리지, 즉 연리목이 등장합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연인들이 손잡고 지나가면 백년해로한다네요. 혼자인 나는 그냥 조용히 바라보고만 지나쳤죠

     

    괴산 사랑산 천연보호수 연리목


    용추폭포는… 다음에 다시 만나자

    원래 코스엔 용추폭포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쳤습니다. 가는 길이 반대 방향이라... 다음엔 꼭!

     

     
     

    오늘의 기록

    • 산행 코스: 사랑산 주차장 → 코끼리바위 → 코뿔소바위 → 사랑바위 → 독수리바위 → 정상석 → 마당바위 → 연리목 → 주차장
    • 산행 시간: 약 4시간 (중간에 많이 쉬고, 사진 찍고, 멍 때리며)

    등산 경로 지도사랑산 안내도


    참고 팁 & 링크

    사랑산은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자연의 디테일과 바위들이 정말 인상 깊은 산이에요.

    혹시 사랑산에 대해 더 궁금하거나, 공식적인 정보(고도, 주차장, 산불 통제 구간 등)를 찾고 있다면 괴산군청 관광포털의 사랑산 안내 페이지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아요. 

     

     
     

     

    사랑산은 조용하고 한적하게, 부담 없이 오르기 딱 좋은 ‘소박한 힐링 산행’이라면 조금 더 도전적인 코스를 찾는 분들께는 속리산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국립공원답게 진입도 조금 복잡하고, 사람도 많고, 이동 동선도 길지만…
    그걸 감수하고 나면 문장대에서 신선대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이 정말 멋진 풍경과 함께 기억에 남을 거예요.

     


     

    FAQ

    Q1. 사랑산은 초보자도 괜찮은가요?
    A. 넵! 다만 코스 일부는 미끄러운 내리막이 있으니 등산화, 장갑 필수입니다.

    Q2. 혼자 가도 괜찮나요?
    A. 전 혼자 갔어요. 너무 좋았습니다. 혼자 걷고, 생각하고, 바위랑 대화하는 산이에요.


    끝으로 한마디 

    사랑산은 대단하진 않지만 특별한 산이에요.
    사람 많지 않아 조용하고, 바위가 있고, 조망이 있고,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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